어찌 겨우 조그만 한 부분을 보고서 보물을 얻은 것처럼 좋아 날뛰면서 옛 사람을 배척하고 자기를 내세우기를 거리낌없이 해서야 되겠는가.
대체로 남의 흠을 꼬치꼬치 찾아내어
새로운 견해를 만들어내고자
기를 쓰는 것은 본디 큰 병통이다.
그러나 자신의 지혜와 생각을 버리고
무조건 옛 견해를 추종하는 사람 또한
참된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
배우는 자가
이전 학자들의 학설에
진실로 의심스러운 곳이 있을 경우
성급하게 별도의 견해를 낼 것도 아니요,
성급하게 그대로 따를 것도 아니다.
모름지기 자세히 연구하여
말한 사람의 참뜻을 깨치도록
반복해서 살피고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혹 의문이 환하게 풀리면
가만히 한번 웃으면 그만이고
혹 그 잘못이 점점 더
발견되더라도 또한
공평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순리로 해석하여,
“아무개는 그렇게 보았으므로
그렇게 말했던 것이니,
이제 이렇게 본다면
이렇게 말해야 마땅하다”
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어찌 겨우 조그만 한 부분을 보고서
보물을 얻은 것처럼 좋아 날뛰면서
옛 사람을 배척하고
자기를 내세우기를
거리낌없이 해서야 되겠는가.
-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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