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오탁악세의 탁류 속에서 흙탕물을 뭍이지 않고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어둠에 뭍고 악업에 빠져 자신을 망치고 마는 것이 말세의 중생의 운명이..
진리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오탁악세의 탁류 속에서 흙탕물을 뭍이지 않고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어둠에 뭍고 악업에 빠져 자신을 망치고 마는 것이 말세의 중생의 운명이다. 귀한 진리의 인연을 만나 세상을 보는 눈을 깨치지 않고서 말세의 공업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단지 학문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정신이 허약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그의 근기가 좋고 선근이 있음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모습과 행동을 본 후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가 양심과 정의감이 있는지, 세상을 축복하려는 좋은 마음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는 의지와 용기가 있는지를 보아야 그 사람의 근기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친구가 학문을 통해 악을 피하는 길을 찾아내었다면 전생의 좋은 과보와 세상을 보는 현명함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인생은 먼 것이니 어떠한 길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 그가 진실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세상을 보는 참된 지혜를 깨치지 못하면 자신이 배운 지식을 악용하여 불행한 운명을 맞이하기 쉬울 것이다.
--[질문]--
제가 아는 친구 중에 소심하고 사교성이 없어 거의 외톨이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공부는 무지 잘합니다. 주위에서는 재는 할 줄 아는 것이 공부밖에 없다면서 시기하면서도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유달리 그 친구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인성은 정말 착했거든요. 어느날 그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그 친구한테 왜 공부를 하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는 주위 또래들과 어울리지 않고 앉아서 책을 본다거나 공부를 했거든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주위 사람들이 너무 거칠고 이기적이고 짐승같은 기질을 가졌는데 이상하게도 공부하는 사람은 잘 건들지 않는 것을 알아서 공부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서 저는 그 친구가 공부하는 것이 공부를 좋아하기보다는 공부하는 사람으로 주위에 비쳐지기 위해 공부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성적이 전교 3위권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 수재이기도 합니다. 저는 계속 그 친구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꿈이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꿈이 적당히 돈 벌고 나중에 별장 하나 사서 농사 좀 짓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그 친구가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의 일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증이 생겨서 질문합니다.
악덩어리를 다루는 방법 중에는 악과 대치하여 제압한다거나 악을 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의 친구는 악덩어리와 대처하여 제압하기보다는 악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모범생의 길을 택한 듯 합니다. 그런데 허해구님의 글에서 요즘 세상에서 배우면 배울수록 더 교활해지고 이기적인 인간이 된다는 것이라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학문을 하는 과학자같은 연구자의 길이 오탁악세를 현명하게 피하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악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길이니 순간 그 친구에 대한 걱정이 생깁니다. 그리고 저 역시 제가 원하는 과에 입학하여 연구하는 길을 걷기 위해 수능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불안하기도 합니다. 학문을 하여 연구의 길을 걸으면 교활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인가요? 혹은 학문을 통해 악덩어리를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정신이 허약한 것일까요?
- 진실의 근원(ginc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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